AI 비서에게 개발을 시켜봤다 - OpenClaw 실사용기

AI 비서에게 개발을 시켜봤다 - OpenClaw 실사용기

Claude Code를 쓰던 개발자가 에이전트에 빠진 이유

AI 코딩 도구는 이미 쓰고 있었다.

Claude Code로 터미널에서 코드 생성, 리팩토링, 버그 수정. 충분히 편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한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 프로젝트마다 터미널 세션을 따로 열어야 했다
  • 코드 외의 작업(테스트, 배포, 리뷰)은 여전히 수동이었다
  • “어제 뭐 했더라?” — AI는 기억하지 못했다

코딩 도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비서가 필요했다.

그러다 친구한테 OpenClaw라는 걸 소개받았다. AI 에이전트가 내 맥에서 직접 돌면서, 디스코드로 대화하고, 파일을 만들고, 명령어를 실행하고, 심지어 브라우저까지 열 수 있다고 했다.

5분 구경하고 맥미니를 질렀다. 충동구매였다.


맥미니 하나로 AI 비서를 만들다

OpenClaw는 로컬 머신에서 돌아가는 AI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다.

핵심은 이거다:

  • 디스코드(또는 텔레그램/슬랙)로 대화
  • AI가 로컬 파일 시스템에 직접 접근
  • 셸 명령어 실행 가능
  • 브라우저 제어 가능
  • 크론 잡으로 반복 작업 자동화
  • 메모리 시스템으로 컨텍스트 유지

맥미니에 OpenClaw를 설치하고 디스코드 봇으로 연결했다. 이제 디스코드 채팅창에 “이거 해줘”라고 치면 AI가 내 컴퓨터에서 직접 작업한다.


실제로 시킨 것들

1. 자연어로 풀스택 개발

“파트너 제휴문의 기능 만들어줘. 백엔드 API, 프론트 폼, 어드민 승인/거절 버튼까지.”

이 한 마디로 벌어지는 일:

1. NestJS 백엔드에 모델/컨트롤러/서비스 생성
2. DB 마이그레이션 실행
3. Next.js 프론트에 폼 컴포넌트 추가
4. 어드민 페이지에 목록 + 승인/거절 UI 추가
5. 빌드 확인
6. git commit & push
7. 배포

한 세션에서 백엔드 → 프론트 → 어드민 → DB → 배포까지 전부 처리된다. 중간에 에러가 나면 알아서 고친다.

예전 같았으면 파일 수십 개 오가며 반나절은 걸렸을 작업이 대화 몇 번으로 끝난다.


2. 테스트 자동화 — 브라우저까지 직접 열어서

“방금 만든 기능 E2E 테스트 해줘.”

AI가 puppeteer를 돌려서 브라우저를 직접 연다. 폼을 채우고, 버튼을 클릭하고, 스크린샷을 찍어서 HTML 리포트를 만들어준다.

테스트 결과:
✅ 폼 입력 정상
✅ 제출 후 리다이렉트 정상
✅ 어드민 목록에 신규 항목 표시
❌ 썸네일 미리보기 경로 오류 → 자동 수정 완료

테스트하다 버그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고치고 다시 테스트한다. 사람이 할 일은 결과를 확인하는 것뿐이다.


3. 크론으로 반복 업무 자동화

OpenClaw에는 크론 잡 기능이 있다.

매일 아침 9시 — AI/개발 뉴스 브리핑: AI가 Hacker News, GeekNews 등을 크롤링해서 주요 뉴스를 정리하고, HTML 리포트를 생성한 뒤 텔레그램으로 보내준다. 출근 전에 읽으면 된다.

30분마다 — 사이드 프로젝트 헬스체크: 자동매매 봇이 돌아가고 있는데, 30분마다 heartbeat을 확인해서 멈추면 자동으로 재시작하고 알림을 보내준다.

이런 걸 한 번 세팅하면 알아서 돌아간다. 서버 모니터링을 AI가 해주는 셈이다.


4. 디버깅 — 에러 로그만 던져주면 끝

“이 에러 고쳐줘.”

TypeError: Cannot read properties of undefined (reading 'status')
    at PartnerList.tsx:47

이 로그 하나 붙여넣으면:

  1. 해당 파일을 열어서 47번 줄 확인
  2. 원인 분석 (API 응답에 status 필드 누락)
  3. 백엔드 DTO 확인 → OpenAPI 클라이언트 동기화 문제 발견
  4. 클라이언트 재생성 또는 수동 패치
  5. 빌드 확인 후 커밋

에러 메시지를 복붙하는 것만으로 근본 원인까지 추적해서 고친다. 심지어 OpenClaw 자체의 버그를 소스코드까지 파고들어서 패치한 적도 있다.


5. 아이디어 논의 — 코딩 그 너머

이게 Claude Code와 가장 다른 점이다.

  • 코인 자동 차익거래 시스템: “거래소 간 가격 차이로 수익 낼 수 있을까?” → 아이디어 논의 → 시스템 설계 → 구현까지
  • 뉴스 자동 수집: “매일 아침 AI 트렌드 읽고 싶은데” → 크론 잡 설계 → 크롤링 로직 구현 → 텔레그램 전송
  • GitHub 커밋 분석: “내가 지금까지 어떤 기술 스택을 써왔는지 분석해줘” → 과거 커밋 히스토리 크롤링 → 기술 변화 타임라인 도출

코딩 도구한테는 “이 함수 만들어줘”만 할 수 있다. 비서한테는 “이거 어떻게 생각해?”부터 시작할 수 있다.


편한 점

디스코드 채널 = 프로젝트 워크스페이스

디스코드 서버에 채널을 프로젝트별로 만들었다.

#프로젝트-A  → 사이드 프로젝트 프론트/백엔드
#프로젝트-B  → 회사 프로젝트
#투자        → 자동매매 봇 관리
#블로그      → 콘텐츠 작업

각 채널은 독립된 세션이라 컨텍스트가 섞이지 않는다. #프로젝트-A에서 하던 얘기가 #투자로 넘어가지 않는다.

터미널 창 여러 개 띄우던 시절과 비교하면 관리가 압도적으로 편하다.

서브에이전트 — 작업 분산

“이미지 5개 만들어줘”라고 하면 서브에이전트가 따로 생성되어 백그라운드에서 작업한다. 메인 대화는 끊기지 않는다.

이미지 생성, 반복 작업, 시간 오래 걸리는 분석 등을 위임할 수 있어서 효율이 배로 늘었다.

코드 → 빌드 → 배포 한 줄기

“이거 수정하고 배포해줘.”

코드 수정 → npm run build → 에러 없으면 git commit && push → 자동 배포 트리거. 이 과정이 하나의 대화에서 끝난다.


불편한 점

솔직히 말하면, 완벽하진 않다.

컨텍스트 유실

AI 에이전트의 가장 큰 한계다. 대화가 길어지거나 세션이 바뀌면 이전 내용을 까먹는다.

“아까 만든 그 컴포넌트 있잖아” → “죄송합니다, 어떤 컴포넌트인지 알 수 없습니다.”

이걸 방지하려면 중요한 맥락은 항상 **“이거 기억해놔”**라고 명시적으로 지시해야 한다. AI가 자체 메모리 파일에 기록하긴 하는데, 알아서 다 기억하진 못한다.

”메모리에서 찾아줘”

기억 못하는 걸 알았을 때 할 수 있는 건 “메모리 파일에서 찾아봐”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대부분 찾아주긴 하지만, 이 한 마디를 매번 해야 한다는 게 번거롭다.

이상적으로는 AI가 “이건 이전에 다뤘던 건데…”라고 알아서 꺼내줘야 한다. 아직은 그 수준이 아니다.

토큰 비용

Opus급 모델을 쓰면 비용이 꽤 나온다. 복잡한 작업 하나에 대화가 길어지면 토큰이 빠르게 소모된다. 모델 선택이나 컨텍스트 관리를 신경 써야 한다.


코딩 도구가 아니라 비서다

OpenClaw를 쓰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AI를 대하는 관점이다.

ChatGPT/Copilot은 “질문하면 답해주는 도구”다. Claude Code는 “코드를 짜주는 도구”다. OpenClaw는 **“함께 일하는 비서”**다.

비서한테는 이렇게 말한다:

  • “오늘 할 일 뭐야?”
  • “이 아이디어 어떻게 생각해?”
  • “이거 좀 알아봐줘”
  • “뉴스 브리핑 해줘”

코딩만 시키는 게 아니라, 내 프로젝트 전체를 이해하고 있는 존재와 대화하는 느낌이다. 물론 까먹는 것도 사람 비서랑 비슷하다. 중요한 건 메모해두라고 해야 한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AI가 “도구”에서 “동료”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서 있다. 지금 시점에서 에이전트형 AI를 경험해보는 건, 단순히 새 도구를 배우는 게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맥미니 하나면 시작할 수 있다. 충동구매치고는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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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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